행복한 서재 : 제3의 장소
레이 올든버그 지음 / 김보영 옮김 / 풀빛 펴냄
가정과 일터를 오가며 지루한 ‘왕복운동’만 계속하고 있다면, 삶의 동선을 ‘삼각형’ 모양으로 바꿔보자. 삼각형의 제1꼭지점(가정)과 제2꼭지점(일터) 외에, 우리에겐 일상의 행복을 충전해줄 ‘제3의 장소’가 필요하다.
미국 도시사회학자인 레이 올든버그 웨스트플로리다 대학 교수는 저서 <제3의 장소>(원제 The Great Good Place)를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이루어진 교외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로 마을에서 ‘공공장소’가 사라지고 “타인과 교류하지 않을 자유를 찬미하는 미국인들”의 특성이 더해지면서 초래된 심각한 위험을 경고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목적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는 ‘비공식적 공공생활’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한 공간을 복원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동네 카페나 레스토랑, 오래된 상점과 우체국, 작은 광장이나 골목… 어디든 ‘제3의 장소’ 후보지는 될 수 있지만, 어디나 ‘제3의 장소’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친교의 공간이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토론의 장이며, 무엇보다 구성원 개인에게 일상의 행복을 선사하는 ‘제3의 장소’를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올든버그 교수는 영국의 펍과 프랑스의 비스트로, 미국의 태번 등 여러 시대와 나라에서 이루어진 비공식적인 공공생활의 다양한 사례를 수집해 ‘제3의 장소’가 가진 특징과 기능을 분석하면서, 더 늦기 전에 이 행복의 공간을 함께 가꿔나가길 독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