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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제58호 2020년 3월 30일 발행 

이상은의 행복한 여행풍경
하늘과 바람과 야크, 그리고 나
라다크 고원에서 경험한 물리적 거리두기’의 기억
‘2미터 이상 사람들과의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동안 다닌 ‘텅 빈 그러나 충만했던 여행이 떠오른다. 한없이 혼자 걸었던 물리적 거리두기의 숱한 예들이 영화처럼 차르르 스쳐간다. 먼저 떠오른 풍경은 인도 북부에 위치한 라다크다.
해발고도 4천 미터가 넘는 라다크의 고원을 걷다보면 하루 종일 움직이는 생명체라고는 양과 야크, 염소뿐인 날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 넓은 고원위에 딱 두 점이 움직이는 거다. 한 점은 저 멀리 이동 중인 양과 야크, 또 한 점은 여기 걷고 있는 나.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는 적막강산 속에 그 두 점만이 세상을 향해 일 밀리미터씩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어쩌다 두 점의 방향이 마주하게 되어 멀리서 내 쪽으로 다가오는 야크떼를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 무리 속에는 사람, 사람이 있다. 들판을 가로질러 오는 바람소리 말고 이 황량한 땅에 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의 소리산소마저 희박한 땅에서 8개월이나 되는 겨울을 견뎌내고 양과 염소, 야크를 몰아 일 년에 10번이 넘게 풀을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 그 강인한 누군가가 뒷산에 꼴 베러 다녀오듯 휘적휘적 야크의 무리 속에서 걸어오고 있다.
줄레이~ 반가워요! 줄레이~ 잘 지내요!          
우리가 몇 마디를 나눴던가. 반가움과 염려, 축복이 담겨있는 간소한 대화를 나누고 저만치 떠나갈 때까지 손인사를 하고나서야 다시 걷는다.
북풍한설이 이 땅을 세차게 때리고, 8개월의 그 혹독한 겨울이 지나야 봄을 맞는 땅넉 달 동안 햇볕에 보리가 잘 자라고 겨우내 마른 땅에서 파릇하게 풀들이 다시 올라오니 그것으로도 충분히 고맙다는 라다크의 유목민 아저씨이 땅에서는 모든 생명이 최소한의 것으로 청빈하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듯하다
사람의 말마저도 청빈한 그 먼 땅을 떠올리며 이른 산책에 나선다. 아직 새소리가 세상의 소음에 묻히지 않고 경쾌하다. 아직, 봄이다.
*글 사진=이상은/여행가·국민총행복전환포럼 회원

이지훈의 행복노트④_세계행복보고서 2020 
환경은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지난 주 발표된 <2020 세계행복보고서> 5장에는 환경의 질이 우리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보고서 역사상 처음입니다. 공식 OECD 및 세계은행 통계자료와 전 세계 160개 이상의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갤럽조사 결과, 또한 스마트폰앱을 활용한 13천명의 런던시민들의 응답사례를 바탕으로 이 챕터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세계 각국의 태도

그림에서 보듯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갤럽조사에 따르면 62%의 응답자가 경제성장보다 환경보호를 우선시한다고 응답했습니다그 중 절반만이 자국의 환경 보존 노력에 만족하고 있습니다특히 응답자의 74%가 지구 온난화를 자신과 가족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65%는 기후변화로 인해 삶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한국인들은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환경이 사람들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오랜 연구 주제였습니다주관적 만족도 지수를 포함하여 점점 더 많은 데이터들이 최근 이용 가능해 졌으며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람들의 감정과 삶의 만족도가 주변 환경의 여타 요소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환경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이유
보고서는 먼저 자연환경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분석합니다첫째바이오필리아(biophilia;녹색갈증), 생물학적 진화를 한 인간과특정 서식지 사이에는 본능적이고 밀접한 관련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말합니다이는인간의 진화적 기원즉 인간은 자연에서 왔기 때문에 자연은 인간들의 행복에 직접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견해입니다실제로 심리학에는 녹색 자연환경에 사람들이 접하게 되면 정신건강이 개선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스트레스 감소긍정적 감정 상승인지 회복자기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이 그것입니다.
 
녹색(자연)에 대한 단기 노출조차도 살루토제닉(salutogenic;사람의 행복과 건강을 유발할 수 있는효과를 보기에 충분하답니다울리히(Ulrich,1984) 박사는 1972년에서 1981년 기간 동안 교외 펜실베이니아 병원에서 수술 환자의 회복 기록을 연구했습니다일부 환자는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방에 배정되었고다른 사람들은 벽돌 벽만 볼 수 있는 방으로 갔습니다자연환경을 접한 환자는 수술 후 입원 기간이 짧았고간호사의 메모에 부정적인 의견이 적었으며 약물 치료도 적었답니다후속 실험(1991)에서울리히 박사는 120명의 피실험자들이 스트레스가 심한 영화를 먼저 본 다음각각 다른 자연환경과 도시환경의 비디오를 보게 한 후 정서적 및 생리학적 상태를 측정하였습니다그 결과 그는 도시보다는 자연을 본 피실험자들이 스트레스 회복이 더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둘째녹색 및 자연 환경은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장수를 향상시켜 행복을 증진시킵니다이런 환경은 신체적 운동이나 사회적 상호 작용과 같은 특정 행동을 장려함으로서 간접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녹색 자연환경의 건강상 이점은 의학서적에 이미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자연환경은 신체 활동을 장려합니다이는 또한 친구와 가족 간 사회적 상호작용을 장려하며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온다는 것이지요.
 
셋째로녹색 자연환경은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 및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대기 또는 소음 공해와 같은 요인이 없어 환경의 질이 더 높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합니다이건 굳이 설명이 필요 없겠지요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환경이 전 세계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위 그림에서 보듯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기후는 어떨까요런던 시민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실외 날씨 조건이 실질적이고 직관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특히쨍쨍한 햇빛은 행복점수에 약 2% 포인트를 더하며, 25°C 이상의 온도는 약 3포인트를 더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반대로 비와 강풍(15노트 이상)은 모두 크게 마이너스 1% 포인트 가깝게 행복을 감소시킨다고 조사되었답니다.
 
또한 실제로 야외와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걷거나 하이킹을 하면 행복이 2% 증가하며원예자연관찰 및 스포츠 활동은 각각 4~7%을 증가시킨다고 말입니다.
 
런던시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밀집된 도시지역에 비해 야외 및 자연 지역에서 매우 높은 행복만족도가 보고되었습니다특히 해양 및 해안강이나 호수 주변 지역에 가까워지면 더 행복하다고 조사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야외에서그중에서도 숲과 수면 근처에서따뜻하고 맑은 날 시간을 보내면 행복 수준이 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특히 녹색 공간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높습니다이동성이 적은 노인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답니다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파란 하늘과 따스한 봄 햇살을 맞이할 수 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사람들과는 물리적 거리를 두되 자연과는 가까이하기 좋은 계절입니다따스한 봄 햇살 맞으러 가까운 공원에라도 산책나가시는 건 어떨까요?
*<세계행복보고서 2020> 영문 보고서 전문은 여기를 클릭하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글=이지훈/국민총행복전환포럼 상임이사, 사진=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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