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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2020년의 삶은 어떨까’ 보고서

제54호 2020년 3월 16일 발행

행복 연구
한국인 삶의 만족도 OECD 최저 수준(33개국 중 32위)
OECD <2020년의 삶은 어떨까?> 보고서
지난 10년간 OECD 회원국 국민들의 삶의 질은 다소 개선됐지만, 불평등은 여전하고 관계의 단절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더 나은 삶 연구소(Better Life Institute)는 지난 39<2020년의 삶은 어떨까?>(How’s Life in 2020?> 보고서를 펴냈다. 37OECD 회원국과 4개 협력국까지 총 41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11가지 분야 데이터를 종합해 각국의 삶의 질을 측정하고 분석했다. 소득과 부, 주택, 일과 직업의 질, 일과 삶의 균형, 건강, 지식과 기술, 환경의 질, 주관적 만족도, 안전, 사회적 관계, 시민참여 등이다.
 
보고서는 조사대상국 전체로 볼 때 지난 10년간 많은 사람들의 삶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평균수명이 5% 늘고, 성인 고용률도 6% 증가했다. 장시간 근무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고 평균 살인율도 감소했으며, 성별격차도 3.5%포인트 좁아졌다. 20137.2였던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20197.40.2포인트 올랐다.
 
“불평등한 사회가 삶의 질 낮다”
 
반면 소득격차나 소득에서 주택구입이 차지하는 비용 등 불평등과 관련해서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 소득 최상위 20%는 하위 20%에 비해 5.4배 높은 소득을 올렸다. OECD 가구 3명 중 1명 이 상이 3개월의 소득이 없으면 빈곤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
 
관계의 단절은 더 심해졌다. 사람들이 친구나 가족과 대화하는 데 소비한 시간은 2010년 이후 7 % 감소했고, 11명 중 1명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척이나 친구가 없다고 답했다. 8명 중 1명이 평범한 날에도 부정적인 감정에 자주 빠진다고 답했으며, OECD 국가의 3 분의 1에서 자살, 급성알콜중독, 약물남용과 같은 절망의 죽음이 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북유럽 국가와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위스 국민들이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고, 동유럽, 중남미, 터키, 그리스 등의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보고서는 불평등이 더 두드러지는 국가의 삶의 질이 더 낮다고 분석했다  

11개 평가분야에서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한국의 상대적 강점과 약점을 보여주는 그래프.긴 막대는 좋은 결과, 짧은 막대는 나쁜 결과, 마이너스(-) 지표는 *로 표시돼 있다. 불평등은 빗금, 누락된 데이터는 흰색음영으로 나와있다. OECD 더 나은 삶 연구소 제공 
한국, OECD 평균보다 불평등과 단절 심하다
한국은 계층별, 남녀간, 세대간, 교육수준별 불평등이 OECD 평균에 비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가 하위 20%에 비해 7배의 소득을 보여, OECD 평균(5.4)를 훨씬 웃돌았다. 남녀 간 불평등도 여전히 심하다. 임금격차는 OECD 평균(12.9%) 세 배에 가까운 34.6%, OECD 최고 수준이다. 이는 남성이 100만원의 임금을 받을 때 여성들은 65만 원 정도의 임금 밖에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외에 근로시간에서의 남녀격차는 물론, 안전감과 인지된 건강 분야에서의 남녀격차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관계 단절과 신뢰 부족 문제도 심각했다. 필요할 때 의지할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고 답한 사람이 응답자의 19%OECD 평균(9%)의 두 배가 넘었다. 이는 조사대상 41개국 중 그리스(22%)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 분야가 OECD 최저 수준임을 말해준다. 이는 국민 5명 중 1명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뜻이며,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연동되는 지표다.
 
삶의 주관적 만족도가 매우 낮다고 답한 사람들의 비율도 12%OECD 평균(7%)보다 훨씬 컸다. 자신의 삶의 만족도를 0점에서 10점 사이에 점수 매겨 보라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평균 6.10점을 매겼다. 이는 해당 항목 조사대상 33개국 중 터키(5.70)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가장 높은 응답률은 놀랍게도 콜롬비아(8.26)가 차지했으며, 그 뒤를 세계 최고의 행복국가로 2년 연속 선정된 핀란드(8.12), 8.10을 기록한 캐나다와 아일랜드가 그 뒤를 이었다.

 녹색=성과가 가장 높은 OECD 계층, 회색=성과가 중간 수준인 OECD 계층, 주황색은 성과가 가장 낮은 OECD 계층, ↗=지속적인 개선, ↔=는 특정하고 지속적인 추세가 없음, ↘=지속적인 감소, …=2010년 이후 추셰를 결정할 충분한 시계열이 없음을 나타냄. OECD 더 나은 삶 연구소 제공 
위 그림에서 보듯 2010년 이후 OECD 국가 중 분야별 성과 추이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이렇게 평가된다. 가계부채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으며,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멸종위기 동물의 적색목록 등 자연자본 분야의 성과도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자본 분야 중 정부에 대한 신뢰나 정치에서의 남녀평등 분야는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OECD 국가 가운데 하위권이었다.

 

*OECD 연구결과를 요약한 보고서 원문은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한국인의 삶을 분석한 한글 그래프와 도표는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행복한 세계
캐나다도 ‘웰빙예산’가능할까
2020~21년 예산안 발표 앞두고 초미의 관심
캐나다 정부가 저탄소와 국민행복을 중심에 둔 2020년 예산안을 발표한다. 캐나다 언론들은 빌 모나우(Bill Morneau, 위 사진)재무장관이 의회(하원)를 방문해 오는 30일 연방예산안 발표 계획을 밝혔다면서 탄소배출량 감소와 육아, 교육, 주택 문제해결 등에 중점을 둔 예산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캐나다 시민사회에선 뉴질랜드처럼 별도의 웰빙예산을 편성하라는 목소리가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10월 총선을 계기로 웰빙예산이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캐나다 경제학자이자 <행복의 경제학>의 저자인 마크 애니얼스키(Mark Anielski)는 총선을 앞두고 뉴질랜드의 웰빙예산을 기반으로 한 가상의 ‘2020~21년 캐나다 웰빙예산안 발표 연설문을 작성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애니얼스키는 이 연설문에서 캐나다의 경제발전 나침반이 국민의 행복(웰빙)을 가리키게 하기 위해뉴질랜드처럼 예산과 거버넌스에 웰빙 기반 접근방식을 택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웰빙예산을 투입할 분야로는 국민의 정신건강 향상, 가정폭력 및 성폭력 문제 해결, 교육을 (성적경쟁이 아니라) 원래 취지에 맞게 되돌리는 것, 탄소저감을 비롯한 친환경 정책 등을 꼽았다.
총선 승리로 재집권에 성공한 자유당 출신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그간 개발한 캐나다 행복지표(Canadian Wellbeing Index, CWI)를 토대로 캐나다인의 행복을 고려하는 국가예산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0일에 있을 예산안 발표는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가늠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긴급예산 편성 문제 또한 불거진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웰빙예산이라는 큰 흐름과 원칙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wikipidia
*마크 애니얼스키의 가상 캐나다 웰빙예산안 연설문 원문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행복 연구
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려면?
사는 지역과 고용 여부가 큰 영향 미쳐
 
생애주기에 따른 행복도 조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결과는 서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20대부터 행복도가 감소하다가 은퇴 후 점차 높아지는 U자형을 보이고, 한국은 예외적으로 나이 들수록 행복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L자형을 보인다는 것이다그런데 최근 심리학 저널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최신 연구는 이와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연구진들은 세계 166개국 170만명 이상의 응답자들에게 현재의 삶을 0(가장 나쁨)에서 10(가장 좋음)까지 점수 매기도록 했는데, 20세 평균은 5.8, 70세 평균은 5.4로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행복도가 조금 낮아졌다알려진 것과 달리 U자형이 일반적인 모델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연구진이 노년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분석한 결과, 우선 사는 지역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앵글로 지역(미국, 캐나다, 아일랜드,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나이 들면서 삶의 만족도가 커진 반면, 라틴유럽(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과 라틴 아메리카(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 유교권 아시아(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는 삶의 만족도가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그밖의 지역에서는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50세 이후의 삶에서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고용이었다. 결혼한 사람이 비혼자보다 약간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차이는 미미했다. 연구진들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애전반에 걸친 삶의 만족도 연구에서 작은 (연령별) 차이만을 발견했으며, 결혼은 주관적 행복과 아주 작은 연관성이 있는 반면 고용은 50세를 기점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사진 pixabay.com
*연구와 관련된 <포브스> 기사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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