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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개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난 7월 12일 전기요금과 TV수신료의 분리 납부가 가능해지면서 공영방송 이슈가 한창입니다.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 후인 지난 8월 TV수신료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4억 원이 적게 걷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와 EBS 종사자들은 이같은 수신료 분리징수가 공영방송을 고사시키는 것이라며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TV수신료 분리징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신료 2500원이 없어지면 더 행복해질까요?

공영방송이 없어지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까요?

10월 11일 수요일에 열린 제44차 총행복포럼은 분야별 행복을 알아보는 두 번째 시간으로 공영방송과 우리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번 정기포럼의 발제자는 이창현 국민대 교수·미디어공공성포럼 공동대표가 맡았고,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 원기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사무총장, 황민호 옥천신문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했습니다. 좌장은 김성민 국민총행복전환포럼 부이사장이 맡았습니다.

이번 포럼의 부제는 ‘위험사회에 사는 호모 미디어쿠스의 미래’입니다. 위험사회는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이 내놓은 개념으로, 사회가 발전할수록 위험사회가 되어 안전의 가치가 평등의 가치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합니다. 코로나19, 기후변화, 후쿠시마 오염수 등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위험이 산재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요?

 

미디어의 등장과 대중여론의 탄생

신문, 라디오, TV 등 미디어가 존재하기 이전에는 대중여론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동네에 소문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신문의 등장으로 식자층 위주로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라디오를 통한 권위주의 대중동원의 매스미디어 시대가 열렸고, TV의 등장은 이미지 정치를 탄생시켰습니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라디오 보급률이 60%를 넘었던 대공황 당시 자신의 사회개혁 정책을 의회가 반대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과의 대화를 했습니다. 독일의 히틀러와 러시아의 레닌과 스탈린도 라디오를 이용했습니다.

TV토론을 통해 젊고 경력이 적은 케네디가 닉슨을 꺾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사진). 또한 TV를 통해 송출되는 이미지를 보며 사람들은 대표적인 사건들에 대한 집단기억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시각적 기억은 사회통합을 가능하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창현 교수는 BBC가 중계한 영국여왕의 제관식 장면이 전 후 영국이 분열되지 않도록 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닐 암스트롱의 달착륙을 보면서 우리가 열광했던 기억을 언급하며 이런 것들이 서구의 기억을 우리가 내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디어는 사람들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1930년대 미국에 라디오가 보급된 후 미국은 소비사회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 경공업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가정용 비누와 세제가 광고를 통해 확산되어 라디오 드라마를 ‘비누 드라마(soap opera)’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상업화된 미국의 라디오는 광고를 하는 경제 세력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디어와 등장 함께 나타난 이러한 변화는 나와 우리, 지금, 여기와 관계없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연관성의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이 교수는 ‘무작정 상경’ 현상(위 사진)을 예로 들며 저 멀리 있는 서울의 이야기를 매스미디어로 공유하다보니까 집단기억으로 ‘나도 저렇게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위주라고 하면 전세계적으로 보면 서구의 이미지 위주로 소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디어 현실

이렇듯 미디어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미디어 현실은 어떠한가요?

포럼

정부는 과거 언론장악의 유경험자를 요직에 앉히며 공영방송 장악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창현 교수는 현 정부가 다른 것은 다 못 해도 언론 통제는 유능하고 싶어한다고 비판하며 언론 통제가 안 되고 불만이 노골화되면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공영방송을 장악하면 정권 유지라는 단기간의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나 미디어가 제대로 된 민심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결국 더 큰 불상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공산 전체주의, 반국가 세력, 반일감정 선동이라며 귀를 막고 정권 유지를 위한 언론통제를 하다보면 결국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선거를 통해 당선된 정부가 이렇게 민주적 장치를 이용해서 민주주의를 잠식시켜가는 것을 하가드와 카우프만은 ‘연성 쿠데타’라고 불렀습니다.

위험사회에서 공영방송의 역할

이 교수는 공공성의 위기는 사기업화가 본질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영방송을 사기업화, 상업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공공미디어가 붕괴되면 정치 및 경제 세력의 영향으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소비주의가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예시를 들며 언론이 불편한 진실에 입을 닫고 언론의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 이것이 바로 국민총행복(GNH)의 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광고는 경쟁과 혁신을 위한 장치로 경제성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광고는 위험을 회피하거나 안전을 강화하지는 못합니다. 행복과 복지를 높이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역할은 공공방송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공방송은 국민총행복 증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교수는 상업방송이 담당하지 못하는 요소를 공영방송이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한 기능에는 교육과 정보제공, 긍정적 가치관과 문화전파, 소통과 공감 증진, 건강한 미디어문화,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포함됩니다. 이를 통해 공영방송은 위험사회를 경계하고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발제 후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김언경 소장은 공영방송의 혜택을 보지 못한 시민들이 특히 젊은층에 너무 많다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정보의 표준으로 기준을 세우기 위해 공영방송 뉴스를 보는 습관을 들이자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김 소장은 ‘수신료의 가치’는 KBS 외부의 다른 방송사에서 비판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충북 옥천군의 지역언론사 옥천신문의 황민호 기자는 현 정부가 들어서고 미디어 공공성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나 들어서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디어가 민의 필요에 복무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황 기자는 전 정부에서 메가방송국을 추진한 바 있음을 언급하며 저널리즘은 더 변방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태백에서 민주언론 운동을 펼친 바 있는 원기준 사무총장은 공영방송이 지역성과 다양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역방송국 통폐합 과정에서 공공미디어에서 지역은 이미 퇴출 과정을 겪고 있다며 이는 지역성의 소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발제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포스트 매스 미디어 시대에 대해서도 다뤘습니다. 구체적인 발제 및 토론 내용은 아래 유투브 영상으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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