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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개

지난 8월 9일 수요일에는 숲과나눔 강당에서 제42차 총행복포럼이 열렸습니다. 생애주기별 행복을 살펴보는 기획포럼 마지막 네 번째 순서로 노인의 행복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김용익 (재)돌봄과미래 이사장이 발제를 맡아 지역사회 돌봄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좌장은 김성민 국민총행복포럼 부이사장이 맡았고, 토론자로는 서형수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임종한 전 인하대 의과대학장, 한옥자 전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이 참석해 돌봄과 노인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돌봄의 함정에 빠진 한국의 가정

이번 포럼의 주제로 특별히 노인돌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돌봄을 필요로 하고 돌봄을 제공하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부담이 될 수 있는 돌봄이 몇 가지 있는데 바로 아동, 노인, 장애인(중증의 경우 큰 부담), 환자를 위한 돌봄입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돌봄 문제가 한국의 가정을 함정에 빠트리고 있다고 말하며, 돌봄을 위해 가족 구성원이 경제활동을 포기하거나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돌봄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흔히 육아로 인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노인돌봄으로 인한 단절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돌봄을 제공하는 가족 구성원은 여성인 경우가 70-80%에 이릅니다.

노인돌봄의 한 가지 특징은 바로 한 번 시설화가 이루어지면 죽음을 맞이해야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애돌봄의 경우 돌봄 부담으로 인해 가정에서 시설로 시설화를 해도 시설에서 지속적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시설화(탈가족화)와 재가족화(탈시설화)를 반복하는 회전문 효과(revolving door phenomenon)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반면 노인돌봄의 경우 가족 내에서의 돌봄 부담이 증가하게 되면 부모님을 시설에 모시게 되는데, 시설에 모시는 가족의 입장에서도 한 번 시설에 가게 되면 돌아오지 못하신다는 것을 알고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낸 날 죄책감에 못 이겨 술을 마셨다”, “죄책감과 찾아가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는 남은 가족들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노인인구 증가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노동력이 증가했던 20세기 후반부와는 달리 21세기에는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인구 구조의 변화를 고려해봤을 때도 역시 대책이 필요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탈시설화와 탈가족화를 위한 해결책으로 지역사회 돌봄이라는 제3의 공간을 제안했습니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지역사회 돌봄(커뮤니티 케어, community care)는 다양한 보건 및 복지 서비스(재가진료, 가정간호, 복지서비스, 수발 등)를 지역사회(사는 집)에서 편리한 방식(전문인의 가정방문, 수급자의 기관방문)으로 이용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지역사회 돌봄 체계에서는 보건과 의료, 복지와 요양 서비스가 따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급자의 상태에 따라서 수급자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처방하고 돌봄 패키지도 한꺼번에 제공하게 됩니다. 시설에는 필요할 때만 입소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여성이 돌봄노동에서 풀려나고, 노인이 건강해지고, 장애인들이 좀더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중심에 돌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사회 돌봄에는 다양한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의 인력으로 구성된 ‘개미군단’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노인과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 등 수발 서비스를 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약 187만 명, 만성질환자와 영유아, 임산모 등 관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약 274만 명, 정신질환자, 감염병환자, 와상환자, 퇴원 후 관리 필요 환자, 희귀질환자, 생애말기환자 등 진료 및 간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약 125만 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나도 나의 인생을 살다 죽고 싶다”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생활환경에 주목하며 노인·장애인 지원주택(supportive housing)을 소개했습니다. 지원주택은 1-2인 가구용 장기임대주택으로, 물리적 공간인 ‘집’과 생활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결합된 주거를 말합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공동식당, 공동거실, 지원실 등에서 제공합니다. 지원실은 직원들이 입주민에게 밥, 청소, 빨래를 해주고 야간당직을 서서 긴급하게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입주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합니다. 언뜻 실버타운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지원주택은 낮은 가격으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노인들도 일이 있으면 출퇴근을 하고 삶을 영위하는 주거의 공간이 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이러한 주택이 생활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돌봄보다는 노인들이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노인 인구의 2%, 덴마크는 10% 정도에 해당하는 지원주택이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노인주택 개량사업, 도로개선, 돌봄물품의 국산화 등 다양한 전략을 제안하는 한편, 지역사회 돌봄 실현을 위한 재원마련에 대한 생각도 나누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지역사회 돌봄이 한국의 경제와 사회를 개혁하는 의미를 가지려면 전국민 돌봄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서형수 전 부위원장은 앞으로 전체 가구 중 50%가 노인이 될 것이며 그 중 절반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주거의 질과 효용 측면에서 이렇게 따로 떨어져 사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집단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임종한 전 학장은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서비스가 시장에 더 의존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경제를 적용해서 돌봄서비스를 조직하는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돌봄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준비가 되지 않았고, 재원구조는 더더욱 취약하다고 말하며 절망적 현실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연대경제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옥자 전 원장은 돌봄노동의 여성화가 돌봄의 가치를 절하시킨다며 남성과 여성이 돌봄노동에 적절히 같이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처럼 돌봄노동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한다면 모래위의 집일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유튜브 영상으로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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