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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개

한국에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 가려면 비행기로 25~30시간이 걸립니다. 중남미는 참 멀리 있습니다. 가 본 사람이 많지 않아 잘 알지 못하고,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그런데 7월 14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7월 총행복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민원정 칠레카톨릭대 교수는, 중남미에 대해 우리가 흔히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대부분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남미 사람들은 살사와 탱고를 잘 추죠?”라고 물으면, “쿠바나 아르헨티나는 그렇지만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가 답입니다. “다 카톨릭이죠?”라고 묻는다면 “카톨릭이 많긴 하지만 개신교도 있고 심지어 통일교도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인디오죠?”라고 묻는다면, 인디오가 많이 사는 지역도 있고 혼혈인 메스티소가 많은 곳도 있으며 칠레나 아르헨티나 같은 ‘백인국가’도 있습니다. 우리는 중남미를 하나의 공동체처럼 여기지만, 실은 다양한 인종과 종교, 언어,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거대한 대륙입니다.

민원정 교수는 2006년부터 칠레카톨릭대학 역사학과 교수이자 아시아학센터 집행위원으로서 중남미 지역에 ‘한국학’을 뿌리내리는 데 힘써왔습니다. 중남미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나라로 꼽히던 칠레는 현재 고통스런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민 교수는 전합니다. “피노체트 정권의 신자유주의 경제 도입으로 높은 실업률과 살인적인 물가에 시달리던 시민들이 2019년 10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고,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쳐 하루 1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힘든 상황이 2020년 한해 동안 계속됐다”는 겁니다.

코로나19가 중국발 바이러스라는 이유로, 근방에서 보기 드문 아시아인인 민 교수는 불쾌한 시선과 위협을 견뎌야 했습니다. 봉쇄령이 시작된 후 무려 150일 간 ‘집콕’ 생활을 하다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향하던 날, 마이애미 공항에서 오랜만에 햇볕 아래 숨을 쉬던 민 교수는 “행복하다”고 느꼈답니다. 이후 칠레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학생들과의 오프라인 재회는 기약 없이 미뤄졌지만, 서울대 규장각 국제한국학센터 펠로우로 합류하게 되어 오랜만에 한국에서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며 활짝 웃습니다. 그간의 어렵고 힘든 시간을 회고하는 민 교수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힘든 일을 웃으며 견뎌내고,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것. 이것이 중남미의 행복비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민 교수는 “중남미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오늘 하루 무사히 잘 살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말했습니다. “한국인과 비교하면 남들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남미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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