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사람과 자연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에코테라피’가 각광받으면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 오르후스대학(Århus University) 연구진은 어릴 적 자연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환경에서 자라난 성인들이 녹지 접근성이 낮은 곳에서 성장한 또래보다 정신건강 문제가 나타날 위험이 훨씬 적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회색도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도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근 영국 워릭대학(University of Warwick) 글로벌지속가능개발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녹지에 가깝게 사는 사람일수록 행복감, 자아존중감, 삶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어느 정도 가까이에 얼마만큼의 녹지가 있을 때 심리상태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계량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이 런던에 거주하는 25,518명의 데이터와 런던 시내 2만 개 공공녹지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한 결과, 녹지가 주거지 반경 300미터 안에 있을 때 심리적 행복지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녹지 근처 300미터 안에서 녹지공간이 2.5에이커 증가할 때마다 삶의 만족도는 8%, 자아존중감은 7%, 행복감은 5%씩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집근처에 광대한 녹지가 없어도자연과 더불어 건강해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영국 플리머스대학(University of Plymouth) 심리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푸른 나무와 숲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연이나 폭음 같은 불건전한 갈망과 부정적 감정이 줄어든다. 효과는 시야에 들어오는 전체 공간 중 25% 이상이 녹지일 때 특히 강했다. 이 연구결과는 녹지에 접근하기 어렵거나 산책시간을 내기 힘들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숲과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추석 연휴, 고향 가는 길에 창밖에 펼쳐진 푸른 산과 들을 마음껏 바라보자. 작은 화분을 집안 또는 일터에 놓아두고 정성껏 물을 주며 길러보자. 나무와 풀을 가까이할수록 우리는 더 행복해진다.